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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라이프

일류 디자인 에이전시는 어떻게 일할까 - 넨도 nendo 디자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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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포스팅은 책 추천을 이어가 보려고 합니다.

여태까지 제가 책 리뷰 포스팅을 하면서 '추천'이라고 말한 책이 많지 않은데, 오늘 소개드릴 책은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그 외의 분들에게 권해드려도 좋을만한 책입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책은 '넨도 디자인 이야기'입니다.

 

넨도 디자인 이야기 - 사토 오오키

사실 이 책은 저도 추천을 받아서 읽었지만, 그 후에는 많은 후배들이나 친구들에게 권할만큼 재미있고, 유익한 책입니다. "재미있고 유익하다"라는 말은 너무 식상하지만 이 책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문구라고 생각하는데, 넨도의 디자인처럼 불필요하고 과한 미사여구를 붙이기 보다 담담하게 좋다는 표현을 해주고 싶네요 :)

 

넨도는 2002년에 설립된 일본의 디자인 회사입니다. 창업자는 '사토 오오키'로, 그는 와세다 대학에서 건축과를 졸업한 직후 디자인 회사를 열었습니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은 디자인을 하는 사람이라면 거의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이름을 날리고 있죠. 세계적인 디자인 에이전시로서 많은 기업들과 협업하며 디자인 솔루션이나, 컨설팅을 하고 있는 넨도가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디자인하고, 경영되는지 창업자이자 디자이너로서 넨도를 이끌고 있는 '사토 오오키(이하 사토)'의 생각을 그대로 읽어볼 수 있는 책입니다.

책은 크게 두 파트로 나뉘는데, 이 책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사례 위주로 글이 진행된다는 점입니다. 성공적인 디자인 사례를 어떻게 탄생시켰는지 썰(?)을 듣는 기분이라고 할까요 ㅎㅎ 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들이나, 디자이너들에게는 당연히 권하고 싶을 뿐더러 아주 조금이라도 디자인 관심이 있으신 다른 분들에게도 재미있게,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디자인 도서로 추천하고 싶은 내용입니다. 그럼 내용을 살펴볼까요?

 

 

1. 넨도의 발상

첫 번째 파트인 '넨도의 발상'은 넨도가 수행한 디자인 사례를 돌아보며, 그들이 어떻게 디자인에 접근하는지와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는지에 대해 읽어볼 수 있습니다. 넨도의 디자인이 어떻게 탄생하게 되는지 엿볼 수 있는 내용이라고 생각되고, 그렇기 때문에 디자인을 배우는 학생들에게 가장 추천하고 싶습니다. (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내용인 만큼, 상세하게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 면으로 생각한다

사토는 디자인 작업을 통해 "상품 하나의 매출을 올리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점과 같은 일시적인 메시지가 아니라 면으로 작용하는 메시지, 브랜딩을 입힐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상품 하나가 아닌 같은 성격의 상품 라인업 전체를 아우르는 메세지, 더 나아가 기업의 종합적인 가치를 보여줄 수 있는 '면으로서의 메시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 한발 물러난다

이 장에서는 넨도의 디자인 방식 중에 하나인 '물러서기'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들은 자신의 힘(디자인)으로 압도하기보다, 한 발 물러서서 고객의 힘이나, 상품의 힘을 최대한 살려내는 방법을 선택합니다. 롯데의 구취제 껌 'AQUO'을 비롯한 사례들을 보면서, 그들이 어떤 방식으로 사용자를 고려하는지 알아봅니다.

 

- 위화감을 만든다

사토는 독특한 것을 보고 느끼는 것이나 특별한 경험에서 아이디어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일상적인 것, 항상 만나는 것들을 계속 보면서 아이디어가 생긴다고 말합니다. (한 번만 보면 알 수 없는 것이 매일 만나서 보게 되면 알아채기 쉬운 변화가 된다) 일상에서 만나는 것들에게서 뭔가 마음에 걸리는 것 (불편함이든 무엇이든)을 계속해서 걸러내서 주기적으로 모으는 것으로 아이디어를 만드는 것이죠. 이렇게 모아진 일상의 위화감이 한 축이 되어 넨도의 디자인이 진행된다고 말합니다. 스타벅스 프로젝트를 비롯한 사례들을 통해 매일 만나는 것을 변화시키는 넨도의 발상법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 균형을 무너뜨린다

넨도가 문제점을 찾는 방법 중의 하나인 '균형 무너뜨리기'에 대해 소개합니다. 디자인은 언제나 문제를 해결하는 일입니다. 그 결과로 패키지가 개선될 수도 있고, 새로운 공간이 탄생하거나, 브랜드나 상품 자체가 가진 이미지가 수정될 수도 있죠. 이러한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문제'가 무엇인지 명확히 정의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문제라는 것이 언제나 명확하게 정의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넨도는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하는데 노력을 기울입니다.

기업이 가진 고정관념, 시대와 동떨어진 방식 등을 찾아내어 무너뜨려보면 변화해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문제가 무엇인지) 알아낼 수 있다고 말하며, 신사복 매장의 인테리어를 비롯한 사례들을 읽어가면서 넨도가 문제점을 찾는 방식에 대해 알아볼 수 있습니다.

 

- 보이고 싶은 것을 숨긴다

사토가 공간, 제품 디자인 모두에 적용하는 디자인 방법인 '숨기기'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정보를 숨기는 것은 흥미를 유발한다"라고 말하며, 그가 디자인한 전시공간을 사례로 보여줍니다. 이 책이 재미있는 이유는 이러한 사례를 항상 구체적인 이미지와 함께 보여준다는 점인데, 전시장 공간이 어떻게 계획되었는지 살펴보며 '숨기기'가 디자인에 어떠한 것들을 불어넣는지 알아봅니다.

 

- 느슨하게 만든다

사토는 넨도의 대표작을 묻는 질문에는 유난히 곤란해한다고 합니다. 보통의 디자인 회사와는 다르게, 넨도는 "내놓은 디자인들이 그 역할을 다한다면 만족한다"는 것입니다. 넨도(사토)는 '완성형을 한정 짓지 않는 디자인'에 대해서 자주 강조합니다. 이것은 제 개인적인 표현이지만, 이 장에서는 넨도의 이러한 느슨함이고객과 공간, 사용자와 상품이 능동적으로 만날 수 있는 틈이 되도록 디자인된 사례들을 볼 수 있습니다.

 

- 어쨌든 모은다

특정의 오브제를 무수히 쌓아 올려 전체를 만드는 디자인 방법, 세부와 전체를 묶고 제품과 공간을 연결하는 방식을 소개합니다. 단일 요소를 한없이 반복하는 이 방식으로 디자인된 공간들을 사례로 만나면서 넨도의 디자인 방법을 또 하나 엿볼 수 있습니다.

 

- 사물의 휴식 시간을 생각한다

위화감 만들기에서 보았듯이 사토는 일상을 관찰하는 것으로 아이디어를 얻습니다. 그중에서는 제품이 사용되는 모습이 아닌, 제품이 사용되지 않을 때의 모습을 관찰하는 시간도 있습니다. 실내 암벽장 공간의 디자인을 비롯해 몇 가지 사례를 보면서 사물이 쉬고 있을 때의 모습을 관찰하는 것이 어떻게 발휘되는지 알아봅니다.

 

- '타닌동'을 찾아낸다

서로 관련이 없는 것의 공통점을 연결하는 것. 그것은 사토는 '타닌동'이라고 부릅니다. (타닌동은 닭고기를 비롯한 다른 고기로 만드는 요리) 아무런 접점이 없는 두 요소를 연결시키는 접점. 그것(타닌동)을 찾는 것이 넨도의 디자인 방법 중 하나인 것입니다. 초콜릿 펜슬을 비롯한 사례들을 통해 '타닌동'이 디자인에 어떻게 적용되는지에 대해 다룹니다.

 

- 원래 있던 것을 이용한다

어쩔 수 없는 제약이 있거나, 벽이 있는 경우 넨도는 비장의 무기인 '리디자인'을 활용한다고 합니다. 기존의 디자인에 새로운 발상을 더 하는 방식으로, 디자인 방법 중에서는 유서가 깊다고 할만한 방법에서도 넨도는 자신들만의 색을 녹여냅니다. '이미 존재하는 것에 꼭 들어맞도록 다시 디자인하는 방식'으로 다양한 공산품(가구, 의자)부터 공간까지, 넨도의 리디자인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 넨도의 경영법

두 번째 장에서는 넨도가 어떻게 일하고 경영되는지에 대해 볼 수 있습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디자인 회사는 어떻게 일하고, 어떻게 소통하는지 확인해보는 기회라고 생각되는 내용입니다ㅎㅎ

 

- 열심히 할수록 가난해진다?

- 상황의 토양을 일군다

- 클라이언트와 함께 키워간다

- 아이디어를 수확한다

 

아무래도 디자인 방법에 초점을 맞추어 최대한 상세하게 적으려고 하다 보니, 글이 길어졌네요 ㅠㅠ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앞서 말했듯이, 디자인을 배우거나 디자이너로 일하시는 분들에게 권하고 싶은 많은 내용을 담고 있는 책입니다. 소개를 보고 흥미가 생기셨다면, 읽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책의 두께는 꽤 되지만, 크기가 작아서인지 부담되는 양은 아니에요ㅎㅎ) 그럼 저는 이쯤에서 마치고, 또 새로운 글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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