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디자이너는 어떻게 살까 - 카림 라시드 나를 디자인하라

오늘 소개할 책은 어쩌면 특정 분야를 공부하시거나,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만 어필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책에 관한 글을 적는 것은 제가 읽었던 책들을 기록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소개하려는 것이지 책을 홍보하기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ㅎㅎ 종종 이런 특정한 분야의 책도 소개할까 합니다.

오늘 소개드릴 책은 바로 디자이너와 관련이 있습니다. 디자인과 관련한 전공을 가지신 분들이라면 아실 테지만, 가장 유명한 산업디자이너를 골라보라는 질문을 하면 반드시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카림 라시드(Karim Rashid)가 그런 사람들 중 하나입니다. 그는 분야를 가리지 않고 산업디자인 전반에 걸쳐 활동하는 세계적인 디자이너입니다. 우리나라 분들에게는 아마 현대카드와 함께 진행한 프로젝트로 익숙하실 수도 있겠네요ㅎㅎ

오늘은 그의 전시가 작게나마 진행되었을 때, 전시를 보고 샀던 책을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책의 제목은 '나를 디자인하라'입니다.

 

 나를 디자인하라 - 카림 라시드

책 표지에서부터 느껴지지만 이 책의 내용은 그가 세계적인 디자이너로 활동하기까지의 경험뿐만 아니라, 그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생활하는지, 어떻게 일하는지 등등 생활양식 전반에 대해 그가 전하고 싶을 말을 전달하는 내용입니다. 책을 읽다가 보면 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다가 그의 강연을 듣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솔직하고 직설적이며 간결한 문장이 그런 느낌을 더 강하고 흥미롭게 만듭니다. 그가 전문 작가는 아니지만, 한 분야에서 최고라고 평가받는 만큼 모든 이야기나 문장에 그의 철학이 담겨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럼 그가 말하고 싶은 것이 책에 어떻게 담겨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 책은 총 4개의 파트로 나뉘어 있습니다. 그는 우리의 일상을 구분하는 4가지 경계에서 자신이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또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말합니다. 물론, 그의 말이 전적으로 옳다거나 그를 따라 살아야 만 한다는 말은 아니라는 거 아시죠?

 

 

1. Live 당신의 생활을 디자인하라

- 첫 번째 파트는 자신의 소개를 비롯한 생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주거 / 간소화 / 다이어트 / 건강관리 등 자신이 생각하는 좋은 생활을 하기 위해 기울이는 노력들과 생활양식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주거공간을 어떻게 기획하는지, 필요 없는 물건 들은 어째서 정리하는지, 다이어트가 왜 필요한지, 건강관리가 왜 중요한지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합니다. 처음 읽을 때는 이런 내용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기도 했습니다. "아니 내가 세계적인 디자이너가 쓴 책을 샀는데, 남들 다하는 이야기를 그냥 하고 있네"라는 생각을 했죠. 하지만 계속 읽어나가다 보니, 이러한 전달방법이 카림 라시드가 그의 이야기를 가장 솔직하게 드러낼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고 납득했습니다. 이 책은 어디까지나 그가 어떻게 생각하고, 생활하는지 또 자신의 삶을 디자인하기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을지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쓴 책이니까요 ㅎㅎ

 

 

2. Love 당신의 사랑을 디자인하라

- 두 번째 파트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는 자신이 생각하는 범위에서 사랑과 관련한 이야기들을 적어두었습니다. 인간관계 / 아름다움 / 패션 등 자신이 생각하는 많은 이야기들을 전달합니다. 이 부분을 읽다가 종종 카림 라시드가 디자인 한 다양한 아이템들을 찾아보시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저는 두 번째 파트의 글들을 읽으면서 그가 가진 사고방식이나 평소의 생각들이 디자인에서도 충분히 드러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책도 읽고 그의 디자인을 보시면서 저와 같은 생각이 드신다면 책 읽는 재미는 두 배, 세 배가 될 거예요 :)

 

 

3. Work 당신의 일을 디자인하라

- 세 번째 파트는 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배움 / 영감 / 일터 / 재정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어떻게 일하고, 어디서 영감을 얻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룹니다. 사실 디자인을 배우거나, 디자인을 하는 사람이라면 이 부분의 글이 가장 궁금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일과 영감이라니, 마치 그가 어떻게 세계적인 디자이너가 될 수 있었는지와 어떻게 일해서 최고의 결과물을 만드는지에 대해 이야기해줄 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미리 알려드리자면 그런 기대를 가지고 이 부분을 읽으면 조금 실망하실 것 같아요. 마치 전국 1등을 하는 공부 잘하는 친구들이 교과서 위주로 공부했다고 말하듯, 그도 자신이 어디서 영감을 받는지 작업을 어떤 생각을 가지고 하는지에 대해 담백하게 이야기합니다. 특별한 비법이 있다기보다, 일상생활 전반에서 (그게 침대이든, 사무실이든, 차 안이든, 사람들과 함께 있는 곳이든 간에) 항상 디자이너로서 행동하는 그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습니다.

 

 

4. Play 당신의 휴식을 디자인하라

- 마지막 파트는 휴식에 관한 부분으로, 여행 / 쇼핑 / 색 / 잠과 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키워드들만 봐도 이 부분은 아주 느긋하고, 편하게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죠? 그는 자신만의 휴식법과 몇 가지 아주 디테일한 팁들을 줍니다. 직접 개발한 칵테일이라을 만드는 레시피, 자신이 좋아하는 세계 각 국의 디자인 숍 리스트 등 휴식에 관한 다양한 장소와 방법들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그는 휴식이 왜 필요하고 중요한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적어두었습니다.

 

 

마지막까지 읽었을 때, 카림 라시드가 유명한 디자이너라서가 아니라 그저 한 사람의 생각을 이만큼 디테일하고 차근차근 읽어나가는 것이 생각보다 대단히 흥미로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서전이라기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이야기하는 것 같아서 더 좋았다고 할까요 ㅎㅎ 디자인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 뿐만 아니라, 일상에 대한 다른 시각이 필요하신 분들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럼 이만 마치고, 저는 또 새로운 글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