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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라이프

프리랜서 디자이너가 알려주는 똑똑한 클라이언트 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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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yong입니다.

오늘은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활동하면서 느낀 점에 대해 정리해보려고 하는데요. 똑똑한 클라이언트가 되어, 디자이너와 소통하고 원하는 결과물을 얻는 방법에 대해 적어볼 생각입니다. 사실 이런 내용은 블로그를 만들 때부터 적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최근 저에게 개인적으로 관련된 질문이 많이 들어와서 이참에 정리를 해봐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활동하면서 만난 수 많은 클라이언트에 대한 경험뿐만 아니라, 실제로 디자인 문외한인 클라이언트들이 디자이너와 소통하는 것이 힘들다고 질문을 해주신 지인들의 이야기까지 나름 정리해서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디자인 업계에 대한 우리나라의 평균적인 인식이 아직은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부분도 과감하게 언급하면서 가보려고 합니다. 모쪼록 디자이너와 함께 일하길 희망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

 

 

프리랜서 디자이너가 알려주는 똑똑한 클라이언트가 되는 10가지 방법

 

1. 정확한 작업 목록을 전달해라

첫 번째는 의뢰할 작업 목록을 가능한한 디테일하고 정확하게 정리하여, 전달하는 것입니다. "아니 그걸 누가 몰라 당연히 그래야지"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클라이언트 열에 아홉은 그렇지 못합니다. 아마 이 부분에 대해 명확하게 정리해본 경험이 없으시다면, 당신도 그랬을 가능성이 적지 않습니다.

작업 목록을 명확하게 정리해야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 가장 큰 이유는 견적을 올바르게 내기 위함입니다. 정확히 필요한 결과물의 수와 그를 위해 받아보고 싶은 시안의 개수 정도는 정해야 디자이너는 요구되는 작업시간과 그동안 자신이 받았던 의뢰 등을 비교하여 견적을 정확하게 낼 수 있습니다.

 

디자인 의뢰가 처음이라 뭘 어떻게 정리해야 할 지 모르겠다면, 결과물로 어떤 것을 받아보고 싶은지 명확하게 말씀하시기 바랍니다. 예를 들어, 포스터 디자인 2종을 맡기려고 하는데, 가격이 얼마나 됩니까?라는 질문은 디자이너 입장에서는 '일이 들어와서 좋긴 한데, 그냥 가격이나 떠보는 건가'하는 생각이 들게 만듭니다. 크기가 어느 정도되는 포스터이며, 어느 용도로 사용할 것인지 정도는 밝혀주시는 게 좋습니다. 처음 의뢰를 맡길 때부터 말입니다! 

 

"운영하는 카페에서 신제품을 소개하는 용도로 사용할 A3 사이즈 포스터를 2종류 제작하고 싶습니다." 이 정도면 충분합니다. 포스터를 예로 들었지만, 다른 분야의 디자인도 마찬가지입니다. 로고 디자인이라면 시안을 몇 개 받아보고 싶은지, 웹/앱 디자인이라면 정확히 요구되는 화면의 개수가 몇 개인지 세부적인 내용은 어느 정도 준비가 되어있는지, 명확하게 전달해주는 게 좋습니다.

 

 

 

2. 디자인 예산을 정해라

대부분의 클라이언트가 디자인을 의뢰하면서 가격을 묻습니다. 마치 디자이너가 얼마를 부른다해도 낼 수 있는 사람 같습니다. 클라이언트가 디자인 용역의 시세를 정확히 알기는 힘들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런 경우라면 마음에 드는 가격을 찾아내기가 힘들 수 있습니다. 디자인 외주도 일을 맡기는 일종의 고용입니다. 아주 단기간 동안 이루어지는 고용이라고 생각하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금액에 대한 협상이 아닐까요? 

 

디자인 의뢰에 사용 가능한 예산을 정해보세요. 디자이너와 금액에 대해 협상할 때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임할 수 있습니다. 디자이너가 부른 금액이 마음에 드는지 아닌지를 비교하는 것보다 예산의 규모를 밝히고, 해당 금액으로 원하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지 협상하는 겁니다.

이를테면, 이번 프로젝트의 디자인 비용으로 50만원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해당 비용으로 우리가 원하는 3종의 시안을 받아볼 수 있나요?라고 먼저 말하는 것도 방법이라는 겁니다. 디자이너는 명확하게 제시된 금액 안에서 자신이 어느 정도의 결과물을 낼 수 있는지 어필할 테고, 그때 디자이너가 내놓은 협상카드가 마음에 드는지 고민해보세요. 

 

대부분의 클라이언트는 가격을 물어보고 내심 생각하던 가격보다 비싸면 곧바로 포기하는 경우가 있는데, 제 경험에 의하면 명확한 기준이 없고 계속해서 더 저렴하게 일하는 인력을 찾으려고 합니다. 비용을 절감하는 것은 클라이언트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이해가 가지만, 일을 받는 입장에서는 싼 값에 일하면서 최선을 다해주기는 싫습니다.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며, 건강한 업계를 위해서라도 서로 동의한 금액을 주고받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동일한 금액에서 더 나은 수준의 결과물을 제공하는 디자이너를 선택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명확한 기준 없이 협상에 임했다가는 가격에 휘둘려서 저렴하지만, 영양가 없는 디자인을 손에 쥐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 번 해보시기 바랍니다.

 

 

 

3. 포트폴리오 정도는 확인해라

지속적으로 일을 주고 받는 디자이너가 없다면, 새로운 디자이너를 찾아 나서야 합니다. 특히 요즘은 얼굴 한 번 보지 않고, 일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무엇을 믿고 디자인을 맡겨야 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그래서 디자이너들은 자신의 경력을 보기 좋게 정리해둡니다. 그것이 바로 포트폴리오입니다. 

 

디자이너와 커뮤니케이션하기 전에, 포트폴리오를 확인해야 할 이유는 몇 가지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클라이언트가 머릿속에 그린 결과물, 말로는 잘 표현하기 힘들지만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의 결과물이 가능할지 아닐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됩니다. 

또, 포트폴리오 자체가 디자이너의 경력이기 때문에 믿을 만한 정도의 경험이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고, 기존 작업물 중 마음에 드는 것이 있다면 자신이 어떤 디자인을 원하고, 필요로 하는지 전달하기 쉽습니다.

 

간혹, 디자이너의 포트폴리오에 있는 작업물이 마음에 든다고 말하면 디자이너가 똑같이 만들어줄까봐 걱정이 되어 밝히지 않으시는 클라이언트도 계신데, 자기 복제 행위는 디자이너에게도 치명적인 실수입니다.

오히려 마음에 드는 스타일을 보다 빨리 전달해 줄 수록, 디자이너가 당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감을 잡기가 쉽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4. 디자인 전문가인 '척' 하지 마라

간혹 클라이언트 중에 "나도 디자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서 안다"는 식으로 말을 하거나 어쭙잖게 디자인 용어를 사용하며 이야기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것이 올바른 경우에 사용된다면 다행이지만 틀린 뜻으로 사용된다면 어떻게든 클라이언트에게 한마디라도 더 들으려고 노력하는 디자이너에게 반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설령 당신이 디자인을 전공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최근까지 디자인을 직접 하거나 디렉팅을 하는 등 실무에서 겪어보지 않았다면 한 수 접어두시기 바랍니다.

하물며 디자인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에서 대충 둘러대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더 안타깝습니다.

 

여러분은 '지식의 저주'라는 말을 알고 계신가요? 사람은 자신이 이미 알고 있는 지식에 대해 모르는 것처럼 생각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알기 쉽게 눈높이에 맞춰 설명하는 것이 정말 대단한 노하우처럼 여겨지는 것이죠. 대부분의 사람들이 조심한다 하더라도 이런 실수를 범하게 되는데, 전문가와 비전문가가 대화할 때 이러한 문제점이 훨씬 강하게 드러납니다.

만약 디자이너가 클라이언트에게 "채도가 너무 높아서 원래의 매트한 느낌이 사라질 것 같습니다", "여러용도로 사용하시니까 벡터로 작업해드릴게요 CMYK니까 채도는 좀 떨어질 수 있습니다", "톤온톤 배색이 아닌 톤인톤 배색으로 갈까요?" , "톤 앤 매너를 제대로 설명해주세요"과 같이 일상생활에서 잘 사용하지도 않는 용어들로 대화를 시도한다면 둘의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을 거라는 말입니다.

 

때문에, 디자이너는 최대한 전문적이고 어려운 용어를 피하고 쉬운 표현을 통해 클라이언트의 생각과 요구사항을 들어보려합니다. 이 과정은 아무리 경력이 훌륭한 디자이너라도 힘든 과정인데, 클라이언트가 디자인에 얼마나 익숙한 사람인지 파악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단은 쉽게 말하려고 노력하는 것이죠. 이렇게 노력하고 있는데, 클라이언트가 자꾸 틀린 뜻으로 용어를 남발하는 것을 보면 디자이너는 금방 지쳐버립니다.

 

물론, 용어를 제대로 이해하고 대화에 사용한다면 더할나위 없는 클라이언트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제 경험 속 대부분의 클라이언트들께서는 명도가 높아지는 것과 채도가 높아지는 것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정도로 디자인, 그래픽과는 평소에 거리가 있는 분들이었습니다. 

정확하게 용어를 구사할 자신이 없다면, 굳이 그러실 필요가 없습니다. 자신의 의사를 분명하게 전달할 수 있는 쉬운 표현을 하려고 노력해주는 것만으로도 디자이너에게는 큰 힌트가 됩니다. 

 

 

 

5. 당신의 마음에 들었다고해서 좋은 디자인이라는 보장은 없다

다섯 번째는 디자이너와 클라이언트 모두가 조심해야 할 부분입니다. 내가 좋다고 다른 사람도 좋아한다는 보장은 없다는 것이 문제인데, 이 부분이 중요한 문제인 이유는 결국 최종 시안을 결정하는 것이 클라이언트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전문가인 디자이너나 콘텐츠 디렉터, 마케터 등이 결정하는 것이 더 좋은 선택일 가능성이 높은데도 어쩔 수 없습니다. 최종 디자인의 소유권은 클라이언트가 가지게 될 것이고, 그에 대한 책임도 클라이언트가 지는 것이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클라이언트로서 자신이 받을 결과물이 왜 이렇게 생겼는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지 들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디자이너의 결과물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일수록 그저 단순한 기호의 문제가 아닌 타당한 근거를 가지고 디자이너를 설득해야 합니다. 

그저 단순히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뻐보이지 않는다"라는 말로는 수많은 레퍼런스(참고자료)를 뒤져보고, 트렌드를 쫓아가며 결과물을 내놓은 디자이너를 납득시킬 수 없습니다. 이 부분에서 충분한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아주 위험할 수 있는데 디자이너가 결과물의 퀄리티는 져버린 채 그저 클라이언트의 요구사항만 빨리 해결해주고 의뢰를 끝마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결과물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일수록 디자이너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디자인했는지 충분히 들어본 후, 클라이언트로서 희망하는 결과물과 마음에 들지 않는 결과물의 차이점을 언급하며, 희망하는 방향으로 수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과정을 거치세요.

 

그리고 반드시 명심하세요. 클라이언트의 마음에 드는 디자인이 결코 좋은 디자인이 아닐 수 있습니다. 물론, 디자이너도 마찬가지이므로 최대한 많은 의견을 들어보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6. 디자이너는 마법사가 아니다

"이 정도면 금방 되겠죠?" 디자이너가 가장 싫어하는 말을 고르라면, 이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눈 앞에서 새로운 시안이 금방 태어나고, 수정을 요청했더니 금방 처리되어 나온 적이 있다면 그것은 디자이너가 미리 염두에 둔 디자인이 더 있었거나, 마침 디자이너의 스케줄이 여유롭였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시안을 새로 만들거나, 수정하는 과정이 절대로 쉬운 것이 아닙니다. 설령 대충 만든것이라고 해도, 금방 되지 않느냐는 뉘앙스가 마음을 상하게 만듭니다.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본다면 누가 들어도 기분이 좋을 리 만무한 말이라는 것을 금방 할 수 있습니다.

농구 선수가 바스켓에 공을 잘 넣고, 변호사가 법을 잘 아는 것처럼 디자이너도 한 분야의 전문가라서 능숙해 보일 뿐 그 뒤에는 스킬을 갈고 닦고, 트렌드를 쫓아가기 위한 나름의 노력이 있다는 것을 반드시 알고 계셔야 합니다. 가능한 한 충분한 작업시간을 제공하고, 작업이 완료되어야 할 시간제한을 명시하세요 :)

 

 

 

7. 명확한 데드라인을 정해두자

앞서 설명한 부분과 이어서, 명확한 작업 스케줄을 제공하는 것이 좋습니다. 계약서에 명시하는 것이 가장 좋고, 계약서가 없는 경우라고 한다면 데드라인(작업이 완료되어 결과물이 제공되어야 하는 날)을 전달해 디자이너가 스스로 작업 스케줄을 조정하고 디자인을 완성할 수 있도록 조율하세요.

 

특히, 대부분의 클라이언트가 수정을 요청한 후에는 디자이너가 연락할 때까지 그냥 두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별로 좋지 않습니다. 디자이너도 작업기한작업 기한 길어져 지치게 되고 클라이언트는 결과물을 받아보는 시간이 점점 미뤄지기 때문입니다. 초안, 수정안, 최종안 어떤 경우든 디자이너에게 작업 기한을 정해주거나 미리 안내받으시기 바랍니다. 

 

정해진 기한에 결과물을 내는 것과 받아보는 것이 디자인 외주의 가장 기본 틀이라는 것을 명심하세요. 올바른 대가를 지불했다면 응당 요구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작업기한을 명시하고 디자이너가 스케줄에 맞춰 일할 수 있도록 안내해주세요 :) 

 

 

 

8. 디자인을 맡기고나면 내 할 일은 끝?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사항을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많은 클라이언트가 디자인을 의뢰하고 비용을 지불하면 자신의 할 일은 끝나고, 뚝딱 디자인이 나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에서 제가 확실하게 말씀드리지만 아닙니다. 일단 가장 중요한 역할인 피드백이 남아있습니다. 디자이너와 지속적으로 의견을 공유하고 커뮤니케이션하면서 디자인을 발전시킬 마음가짐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의뢰가 마무리되면 디자인을 소유하고 그 디자인을 이용해야하는 것은 클라이언트지 디자이너가 아닙니다. 돈을 냈으니 알아서 잘해주겠지 하고 무작정 믿는 것은 너무 어리석은 행동입니다. 끊임없이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고, 감시하고, 도와주세요. 

무조건 돈을 낸 '갑'과 돈을 받고 일하는 '을'로 생각하는 것이 아닌, 클라이언트의 일을 돕는 전문가이자 조력가라고 생각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디자이너가 훌륭한 결과물을 낼수록 자신의 서비스, 업체, 아이템이 좋은 결과를 낼 것은 뻔한 일입니다. 

 

항상 자신의 의견을 충분히 전달하고 디자이너의 생각 또한 충분히 듣고 판단하는 클라이언트가 되시기 바랍니다 :)

 

 

여기까지 8개로 나누어 클라이언트가 가져야할 태도나 생각에 대해 정리해보았습니다. 똑똑한 클라이언트는 합당한 대가를 지불할 줄 알고, 대가를 지불한 만큼 요구할 줄도 압니다. 바라는 결과물을 성공적으로 얻기 위해서, 소통을 마다하지 않는 고객이 되시기 바랍니다. 

 

그럼 이번 포스팅은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저는 새로운 글로 인사드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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